삭발한 채 법정 출석 / 다음 재판은 6월21일‘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이영학(36)이 "1심의 사형 선고는 부당하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정신 감정을 신청하고 나섰다.

17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이영학의 국선 변호인은 "사형은 되돌릴 수 없기에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등 사형을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범행 동기나 수법 등을 봤을 때 비난받아 마땅한 부분들이 있습니다만은 사형이 선고되는 게 마땅한지 다시 한 번 살펴봐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은 많은 국민이 주지하고 있는 사건인데다 죄명이 살인 외에도 무고 등 무려 14개가 적용됐다"며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이날 이영학은 삭발하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생년월일, 주거지 등 인적 사항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며 비교적 차분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가 이영학의 정신 감정 필요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변호인은 법정에서 바로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재판장은 "증거로 제출된 피고인의 통합 심리 분석 결과 보고서는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임상심리분석관이 작성한 것"이라며 "보고서에는 피고인이 범행을 결의하거나 실행했을 때 정신 및 심리 상태의 변화에 대한 의견 조회가 이뤄진 적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단기간에 통합 심리 분석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검토해달라"고 검찰에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영학이 정신 지체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는데, 이영학에게 정신 지체가 있다고 본 다른 병원 등의 판단이 반영됐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객관적인 양형 요소를 분석하는 데 필요하다"며 "최근 10년간 강간살인 등으로 사형이 확정된 사건과 그 내용이 뭔지 검토해 재판을 준비해달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영학의 범행 동기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검찰 기소 당시 공소장에 피고인 범행이 우발적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계획했는지, 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동기나 이유가 뭔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범행 동기나 경위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딸 친구인 A(사망 당시 14세)양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이고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A양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에 넘겨져 1심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이영학의 다음 재판은 오는 6월21일에 열린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